지난 8월 21일,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는 동성 간의 성관계를 금지하는 형법 377A 조항을 폐지하면서 사실상 동성애 합법화를 선언했어요! 발표를 지켜보던 많은 퀴어, 앨라이들이 환호했죠. 하지만 이어서 "싱가포르 국민 대부분은 '급진적인 변화'를 원치 않기에" 정부는 남성과 여성 간의 결합이라는 결혼의 정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사실상 동성결혼 합법화 가능성을 배제한다는 발언이라 문제가 되었죠.

이에 싱가포르에선 성소수자 권리 증진을 위한 투쟁에서 동성결혼 합법화가 새로운 목표로 떠올랐어요. 하지만 싱가포르 당국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헌을 통해 의회만이 법적으로 결혼을 재정의할 권리를 지닐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고.(개헌까지 해서 막겠다니? 😠) 법률 전문가들은 헌법에 대한 도전이 더 까다로워져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여정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요. 과연 싱가포르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는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전 세계 12개 국가의 LGBT+ 직장인 6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참가자의 42%는 직장 내에서 비포용적 행태(non-inclusive behaviour)를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어요.😥 '비포용적 행태'로는 성적 언급이나 농담(33%), 원치 않는 신체적 접촉(21%)과 따돌림(20%)이 있었고요. 회사에 보고한 75%의 응답자를 제외한 나머지는 동료들의 비난이나 커리어 상의 불이익을 걱정해 말하지 않았다고 해요.😨

비슷한 이유로 직장 내에 커밍아웃하지 않은 이들도 절반이 넘었었는데요. 그래도 성정체성을 공개한 응답자의 대다수(82%)가 연대 덕분이었다고 답했어요.🤝 동료 개개인의 연대 뿐 아니라 LGBT+ 사내 임직원 단체(ERG)가 큰 힘이 되었다고 했죠. 연대와 포용의 문화가 직장 내에 더 많아져야겠네요!

사실 이번 레터에서 소개하려던 콘텐츠가 따로 있었는데, 얼마 전 읽은 이 책이 정말 재밌어서 먼저 추천할게요. 바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부커상 후보에 빛나는, 박상영 작가의 신간 <믿음에 대하여>인데요. <대도시의 사랑법>, <1차원이 되고 싶어>를 이은 '사랑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에요.

소설 속 한국은 우리 세계와 똑닮았어요. 전염병이 퍼져 많은 가게가 문을 닫고, 온라인 비즈니스가 성행하죠. 팬데믹 초기 2020년 이태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도 일어나고요. 성소수자로서 더 지난했던 이 시기를 두 쌍의 게이 커플은 어떻게 마주할까요? 주인공 넷의 사랑과 갈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흥미진진해요. 패기 가득한 사회초년생에서 어엿한 시니어가 되기까지 무엇을 잃고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고요! 이번 주말엔 <믿음에 대하여> 함께 읽어볼까요?